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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가슴 웹진가슴/내 한장의 음반 11 POSTS

  1. Exile On Main St.


    이 앨범의 역사적? 예술적? 우수성에 대해 평론가 풍의 설명을 하고 싶지는 않다.

    무언가 특별한 사연이 떠오르는 것 같지도 않다.

    다만 커튼을 뚫고 들어오는 햇살 속에서 이불 위에 누워서 반쯤 잠이 덜 깬 채로 이 음악을 들었을 때, 나는 내가 왜 그렇게 음악을 하려하는지, 왜 음악이 없으면 안 되는지 너무나 치열하게 알 수 있었을 뿐이다.


    코스모스

    Exile On Main St. 이 앨범의 역사적? 예술적? 우수성에 대해 평론가 풍의 설명을 하고 싶지는 않다. 무언가 특별한 사연이 떠오르는 것 같지도 않다. 다만 커튼을 뚫고 들어오는 햇살 속에서 이불 위에 누...
  2. 내가 무언가를 결정짓게 만든 계기가 있다면 그것을 말하는 게 더 나을성싶다. 하나의 밴드를 말하고 싶다면 이것이다.

    beat happening (1985/K)

    얼마 전 미국으로 녹음 엔지니어링 공부하러 몇 년 전 떠났던 친구가 결혼차 한국에 올 때 수십장의 음반을 선물로 내게 안겨줬다. 모두 K Record 음반들이다. 좀처럼 난 음악을 찾아서 듣지 않는 습성이 있는데, 이것들은 내가 갖고 싶었던 것이다. 그 중 한 밴드 때문이다. 그건 K Record 사장이기도 한 멤버가 리더인 비트 해프닝(Beat Happening)이다. 나에게도 다른 편애하고 영향받은 음악들이 여럿 있다. 하지만 내가 무언가를 결정짓게 만든 계기가 있다면 그것을 말하는 게 더 나을성싶다. 하나의 밴드를 말하고 싶다면 이것이다.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을 접하게된 것은 그 보다도 나중의 일이고 거기에서 어떤 음악적인 여러 시도들을 하기도 했지만, 나에겐 아직 풀리지 않은 무언가가 남아서 나를 선뜻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있었다.

    jamboree (1988/K)

    이 밴드가 허클베리핀의 현재까지의 음악 성향이나 스타일에 직접적으로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이 밴드가 나에게 끼친 영향은 그 당시 나의 여러 상황과 맞물려 중요했다. 우리나라에 매니아들에게도 잘 알려지지 않은 이 밴드를 처음 접하게 된 건 1996년쯤인 것 같다. 막 나의 밴드를 시작할 당시였지만 곡을 쓴다는 것은 많이 낯선 일이었다. 내가 듣고 자란 음악은 어릴 땐 라디오에서 항상 흘러나오던 80년대 팝음악이었고 좀 더 자란 후에는 메탈이 전부였으니, 앞에 것은 하고싶지 않은 음악이었고 뒤에 것은 하고 싶지도 할 수도 없는 것이었다.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을 접하게된 것은 그 보다도 나중의 일이고 거기에서 어떤 음악적인 여러 시도들을 하기도 했지만, 나에겐 아직 풀리지 않은 무언가가 남아서 나를 선뜻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있었다.

    난 생략에 대해서, 생생함과 그것의 힘에 대해, 내 안의 욕망에 대해, 자신을 표현하는 것에 대해 충격 속에 고민했다.

    black candy (1989/K)

    그때 만난 것이 이 밴드, 비트 해프닝이다. 생전 처음 들어보는 음색, 어떻게 저런 단순한 비트를! 할 정도의 드럼, 일관된 약한 퍼지톤의 기타, 그리고 단순하다 못해 어이없는 편곡. 드럼이 드물게 여자이며 박자는 녹음에서도 심심치 않게 나가고, 베이스는 아예 있지도 않고 심지어 보컬은 음치가 아닌가 의심하게 만든다. 어이가 없었다. 더 어이가 없는 건 충분히 좋다는 것이다. 가짜인 것들에 대한 진짜의 유머, 당당함. 재기발랄을 조롱하는 선명한 어떤 것. 무엇보다 당시 내게 끼친 영향이었다. 전에 없던 충격이고 당황이었다. 뭐랄까, 아니 더 설명할 필요가 없을지 모른다. 난 생략에 대해서, 생생함과 그것의 힘에 대해, 내 안의 욕망에 대해, 자신을 표현하는 것에 대해 충격 속에 고민했다.

    입혀졌던 옷들을 하나씩 벗어 던지고, 알몸이 되어 이제 난 내가 재단한 나의 옷을 입고 싶어진 것이다.

    dreamy (1991/K)

    입혀졌던 옷들을 하나씩 벗어 던지고, 알몸이 되어 이제 난 내가 재단한 나의 옷을 입고 싶어진 것이다. 그 이후에 비로소 난 음악을 만들 수 있었다. 그래서 난 그 음악을 처음 들었던 그 순간의 연희동 옥탑방을 있지 못한다. 이곳 현실 속에서 내 자신 단벌의 가난한 재단사가 되는 순간이기도 하지만.

    요즘 나는 다른 고민을 한다.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는 그림의 윤곽. 그 것을 채우고 있는 무늬들, 희미하고 엷은 무늬들에 대해서.

    you turn me on (1992/K)

    요즘 나는 다른 고민을 한다.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는 그림의 윤곽. 그 것을 채우고 있는 무늬들, 희미하고 엷은 무늬들에 대해서. 시간이 흘렀고 다시 그 음악을 들어본다. 그 때처럼 한번에 나를 흔들 어떤 것을 기대하는 내가 어리석다.

    # Beat Happening 디스코그라피
    - Beat Happening (1985/K)
    - Jamboree (1988/K)
    - Black Candy (1989/K)
    - Dreamy (1991/K)
    - You Turn Me On (1992/K)

    내가 무언가를 결정짓게 만든 계기가 있다면 그것을 말하는 게 더 나을성싶다. 하나의 밴드를 말하고 싶다면 이것이다. beat happening (1985/K) 얼마 전 미국으로 녹음 엔지니어링 공부하러 몇 년 전 떠났던 친...


  3. [내 한 장의 음반]

    김수철 1집

    |||| 박상완 | CBS PD ||||

    내가 소개하고자하는 음반은 김수철의 '작은 거인'이다.

    이 음반은 김수철의 첫 독집앨범이자 힛트 앨범이랄 수 있다. 당시 80년대 초반 김수철의 이 앨범은 방송은 물론 길거리 레코드가게 스피커를 통해서도 상당히 많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사실 나 자신도 길거리 스피커를 통해 나오는 노래를 듣고 이 음반을 구입했다. '못 다핀 꽃 한송이'가 대표곡이랄 수 있는데, 내 귀에 박힌 곡은 '두 보조개'였다. 포근히 웃는 얼굴에 활짝 핀 두 보조개... 당신의 행복한 마음인가요?... 보조개 핀 얼굴은 언제나 다정함과 포근함을 안겨 준다. 얼굴의 많은 부분 가운데 보조개만큼 귀엽고 마음에 오래 남게 하는 부분도 없는 듯하다. 특히 당신의 얼굴이 자꾸 머리에 어른거리게 되는 경우엔 더할 것이다. 촛불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아 하는 것 없이 -눈길이 마주치는 장난이나 아무런 상상을 하는 등- 그냥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좋다면 그것이 바로 행복감이 아닐까 싶은데 그런 모습을 그리고 있다.

    부끄럽지만 나 역시 그런 느낌에 귀에 아니 가슴에 끌려 질리도록 듣곤 했다. 정말 좋아하는 사람을 떠올리며 가까워지길 바라는 마음에 원 없이 행복해하던 노래가 이 곡이었다. 그런데 이 앨범엔 묘하게도 행복감보다는 님에 대한, 특히 나를 버리고 떠난 님에 대한 원망과 비탄, 아니면 추억을 주로 노래하고 있다. '정녕 그대를', '별리', '세월' 등이 그런데, 그 곡조나 노랫말이 무슨 타령이나 옛 시조를 읊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구름이나 바람 등에 노래 부르는 이의 마음을 빗대어 사모의 정이나 미워도 미워할 수 없는 마음을 절절히 그리고 있다. 아마도 노랫말을 쓴 이의 마음이 얼마나 상했기에 이토록 애절할 수 있을까 정도로 여겨진다. 특히 이런 노랫말엔 이런 곡조여야해라고 느껴지도록 곡과 노래말은 그 정서를 꽉 차도록 담고 있다.

    예전에도 우리 민요조에 록이나 흑인음악 등 서양음악을 표현한 곡을 발표한 뮤지션은 많지만 김수철은 특유의 느낌과 음악적 중심을 과히 주체적으로 세웠다고 생각이 든다. 사실 필자는 김수철의 독집을 통해 알게 됐지만 그의 음악은 작은 거인시절 앨범을 들어보면 더욱 놀라고 흥미롭다. 이미 산울림을 통해 세운 독특한 한국의 록음악을 김수철은 본인 나름대로 표현하고 있음을 보게 된다. 하드록다운 비트는 물론이고 소울다운 그루브한 느낌은 느낌대로, 우리의 님에 대한 그리움은 그리움대로 그 색채가 확연하고 강렬하다. 오히려 그 강렬함이 장난끼 어리다고 느껴질 정도로 자신감 있고 자유롭다.

    김수철의 자유롭고 천진함은 80년대 TV의 '100분쇼'니 '일요일 일요일 밤'에 에서 더욱 여실히 볼 수 있었다. 뒤늦게 느낀 점이지만 80년대 정치적 암흑기에 정권의 언론정책에 의해 다소 의도적으로 키워진 게 아닌가하는 것이 씁쓸하긴 하지만, 여하튼 김수철은 밝고 자유로운 모습을 통해 즐거움을, 잔잔하고 전통적인 곡조와 애절한 노랫말에는 처연한 그리움을 전해 주었다. 또 필자에겐 노래를 통한 표현이 주는 작은 감동과 즐거움을 안겼다. 즐겨 듣던 그 당시의 느낌은 아직도 이어져 간혹 '두 보조개'나 '정녕 그대를', '별리' 같은 곡이 귓가에 다가오면 조금 씩 가슴이 벅차온다.

    김수철 1집 (1983 / 신세계음향)

    수록곡 :
    Side A
    1. 못다핀 꽃한송이/3:10
    2. 세월/3:51
    3. 정녕그대를/4:00
    4. 별리/2:59
    5. 두보조개/3:18
    6. 못다핀 꽃한송이(경음악)/3:10
    Side B
    1. 다시는 사랑을 안할테야/4:00
    2. 내일/3:39
    3. 별리(경음악)/10:10
    그룹 '작은거인' 해체 이후 발표된 김수철의 첫 독집 앨범으로 그가 가수생활 고별기념음반으로 발표한 앨범이었다.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못 다핀 꽃 한 송이'를 비롯하여 앨범 전 곡이 엄청난 사랑을 받으며 김수철을 당시 최고의 인기가수로 만들어 주었던 앨범이다. '못 다핀 꽃 한 송이'로 84년 KBS 최고가수상을 수상하는 등 한해동안 무려 크고 작은 11개의 상을 수상했다. 전위음악으로 10분 10초에 이르는 '별리'가 수록되어 있다.






    [내 한 장의 음반] 김수철 1집 |||| 박상완 | CBS PD |||| 내가 소개하고자하는 음반은 김수철의 '작은 거인'이다. 이 음반은 김수철의 첫 독집앨범이자 힛트 앨범이랄 수 있다. 당시 80년대 초반 김수...
    ☆☆☆☆☆ | 김수철 1집, 박상완


  4. [내 한 장의 음반]

    블론디(Blondie) [Parallel Lines]

    - 부제 : "랄랄라의 기억"
    |||| 김형준 | CBS FM 'FM POPS' ||||

    [Parallel Lines](1978/Chrysalis)
    Band
    Debbie Harry - Vocals
    Chris Stein - Guitar, Guitar (12 String), E-Bow
    Clem Burke - Drums
    Frank Infante - Bass, Guitar
    Nigel Harrison - Bass
    Jimmy Destri - Keyboards

    Album Credits
    Robert Fripp - Guitar
    Dale Powers - Vocals
    Mike Chapman - Producer
    Martyn Goddard - Photography
    Edo Goddard - Photography
    Ramey Communications - Cover Design


    수록곡
    1. Hanging on the Telephone - 2:17
    2. One Way or Another - 3:31
    3. Picture This - 2:53
    4. Fade Away and Radiate - 3:57
    5. Pretty Baby - 3:16
    6. I Know But I Don't Know - 3:53
    7. 11:59 - 3:19
    8. Will Anything Happen - 2:55
    9. Sunday Girl - 3:01
    10. Heart of Glass - 3:45
    11. Gonna Love You Too - 2:03
    12. Just Go Away - 3:21

    시시껄렁한 얘기. 어릴적 내가 중학교 다니던 시절의 얘기다. 수업이 끝나고 나면 우리(또래 친구들.. 지금 그들이 어디서 무얼 하는지 대략은 알지만 최근소식은 부정확하다. 이제 내리막길을 치닫는 나의 기억력을 최대치로 증폭시켜볼 때 Pop을 좋아하던 친구들이었음에는 분명하다. 한 친구는 Abba를 무척이나 좋아했었고 또 한 친구는 Kiss에 목숨걸었다. 이 친구가 유독 매니아 성향이 강해서 Kiss에 관한 자료들을 상당히 수집했었던 기억이 어렴풋하게 떠오른다. 나는 Queen에 상당히 경도되어 있었던 것 같다)들은 집으로 가기 위해 학교앞의 버스정류장을 이용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애써 그 정류장의 존재이유를 희석시키며 약 30분 이상을 걸어가야 하는 번화한 거리의 정류장을 택하곤 했다.

    거기에는 물론 친구들하고 어울려 가면서 더 많은 시간을 놀고 싶은 생각도 있었겠고 그 번화한 거리의 정류장으로 가면 집으로 가는 버스의 종류가 많아짐에도 원인이 있었겠다. 또 하교하는 여학생들을 훨씬 많이 접할 수 있다는 이유도 마음속 깊이 있었을 것 같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우리들의 발걸음을 즐겁게 해줬던 것은(그 친구들이 난 아닌데 할까 몹시 저어되는군. 아니면 말구... 적어도 나는 그랬으니까) 그곳에 가면 커다란 레코드 샵이 있었고 버스를 기다리면서 그곳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을 수 있었다.

    흘러나오는 노래가 좋아서 집에 가는 버스를 몇 대씩 아니 수십대 이상이나 그냥 보내곤 했던 기억도 새롭다. 가끔 용돈이 허락되면 함께 그곳으로 들어가 음반을 사기도 했던 곳. 빌보드차트나 캐쉬박스차트도 그곳에서 얻어 볼 수 있었다. 그 당시 그곳에서 많이 들었던 노래들 중에 가요로는 산울림의 '아니벌써'가 기억에 남는다. (우리 때는 가요는 젊은이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거의다 성인들이 즐길만한 분위기 였으니까. 그때 이 노래는 정말이지 신선함 그 자체였다.)

    그때 그 레코드 샵에서 내가 구입했던 앨범 중에 아직도 잊을 수 없는 앨범이 바로 블론디의 세 번째 앨범 [Parallel Lines]이다. 다섯 명의 남자를 좌우로 깔아놓고 거만하기 그지없는 표정(실제로 남자들은 웃고 있지만 데보라 해리는 근엄한 표정을 견지하고 있다)으로 서있는 프론트우먼 데보라 해리의 카리스마가 자켓 사진에서부터 두드러지는 앨범이다. 하얀 슬립 같은 옷을 걸치고 슬리퍼를 신고있는 데비의 모습은 영락없는 싸구려 아가씨의 모습인데 알 수 없는 무거움을 동반하고 있는 것이 아이러니였다. 남자들의 복장은 좁은 넥타이에 비교적 꽉 끼는 양복을 구사했는데 그중 몇 명이 신었던 스니커즈의 앙상블을 잊을 수가 없다. 오죽했으면 내가 대학에 합격하고 처음으로 한 일 중에 박박 우겨서 그런 스타일의 양복을 해 입은 것이었다. (이 당시 엄마의 이해 할 수 없다는 표정이 눈에 선하다.)

    이 앨범에서 이들은 공전의 히트를 하게된다. 빌보드차트 정상에 오른 'Heart Of Glass', 그리고 24위까지 올랐던 'One Way Or Another', 또 빌보드 40위권 진입에는 실패했지만 이 앨범에서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곡 'Sunday Girl' 등 이 수록 되어있다. 물론 이후 리차드 기어가 출연했던 영화 American Gigolo의 삽입곡 'Call Me'가 이들의 최대 히트곡이지만 블론디를 세상에 알린 결정판은 바로 이 앨범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팝에 대한 나의 감성이 말랑말랑하던 시절의 음반이라서 더욱 애정이 느껴지는 것인 지도 모르겠다. 이후 83년도에 밴드가 해산하게 되고 그후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줄 알았더니 얼마 전에 다시금 'Maria'라는 멋진 곡을 갖고 Pop Scene에 재등장했다. 물론 결과는....

    추억의 음악이 좋은 이유는 그 음악이 본래부터 갖고있던 음악성 때문만은 아니다. 그 음악에 녹아 배어 있는 그 시절의 향기와 바람의 온도 습도, 또 그때 그 사람들 그들과 나눴던 이야기들이 모두 뒤 섞여서 그 음악을 들으면 나도 모르게 그 시절로 시간여행을 하게된다는 것이다. 나는 이러 기분을 보존하기위해 이런 곡들은 특히 관리 종목으로 분류해서 자주 듣는 일을 삼가고 있다. 모처럼 얘기가 나온김에 오늘 한 번 중학교 시절, 그 거리의 향기를 음미해봐야겠다.




    [내 한 장의 음반] 블론디(Blondie) [Parallel Lines]- 부제 : "랄랄라의 기억" |||| 김형준 | CBS FM 'FM POPS' |||| [Parallel Lines](1978/Chrysalis)BandDebbie Harry - Vocals Chris Stein - Guit...


  5. [내 한 장의 음반]

    Gorky's Zygotic Mynci [Patio]

    |||| 양용준 | 델리 스파이스(키보드) ||||

    [Patio] (1994/ankst)
    Band
    John Lawrence - Guitar, Recorder, Vocals (bckgr), Sleeve Art
    Euros Childs - Organ, Guitar, Piano, Vocals, Sleeve Art
    Anwen Thomas - Cello, Drums, Drum Machine
    Megan Childs - Violin, Voices
    Richard James - Bass


    수록곡
    1. Peanut Dispenser
    2. Iladd Eich Gwraig
    3. Dafad Yn Siarad
    4. Mr. Groovy
    5. Ti! Moses
    6. Barbed Wire
    7. Miriam O Farbel
    8. Oren, Mefus a Chadno
    9. Gwallt Rhegi Pegi
    10. Sally Webster
    11. Diamonds O Monte Carlo
    12. Siwt Nofio
    13. Blessed Are the Meek
    14. Reverend Oscar Marzaroli
    15. Oren, Mefus a Chadno
    16. Dean Ser
    17. Siwmper Heb Grys
    18. Ilenni AR Gloi
    19. Anna Apera
    20. Siwt Nofio
    21. Hi AR G?


    골키스 자이거틱 밍키는 웨일즈 출신이며 이미 여러 장의 이피들과 앨범들로 디스코그라피란을 남부럽지 않게 채울만큼 활동한 밴드입니다. 최근에는 뽀송뽀송하다는 이유만으로 핸슨에 대항할 영국세로 키울작정이라도 했던 것처럼 머큐리 레코드가 픽업하더니, 판매고가 부진했다는 [Gorky5]를 발매한 후 정리되어 [Spanish Dance Troop]이란 앨범을 발매한 바 있습니다.

    [Patio]란 음반은 1991년과 1993년 사이에 몇몇 스튜디오에서 녹음했던 곡들 및 라이브 실황 심지어 집에서 녹음한 곡들까지 모아준 앨범인데, 라이브 실황이래봤자 일개 공룡밴드들의 매끈한 라이브사운드와는 거리가 떨어져도 한참 떨어진 사운드랍니다. 게다가 대부분의 곡들의 가사가 웨일즈어로 쓰여져 있고 제목 또한 다를 것이 없습니다. 결국 이 앨범 아니 골키스의 음악은, 가사전문을 멋들어지게 해석해본다거나 라임 어구가 맞아들어가는 맛에 무릎을 치면서 감탄하기를 즐겨보자는 분들께는 의도하지 않았던 바이겠지만 상당히 불친절하겠습니다.

    게다가 나름대로 매끈하고 아기자기한 사운드를 들려주는 차후의 음반들도 이런점에서는 마찬가지입니다. 가사 내용도 모르고 무슨 음악을 듣겠나 하신다면야 나름대로 지당하신 말씀이겠지만, 개중 클래식형들은 없으리라 보겠습니다.

    [Patio]의 후반부로 갈수록 스쿨밴드로 결성되어 나름대로 곡을 쓰고 친구들을 앞에 두고 연주하고 간간히 틀리기도 하면서 머리를 긁적이던 시절의 곡들이 담겨있어요. 어이없어 할 듯도 한 드럼머쉰의 리듬하며 노래방표 에코가 걸린 보컬하며 간간히 어긋나주는 기타스트로크 박자하며, 결국은 소위 말하는 제대로 된 곡이 되기에는 더도 없이 부자연스러운 요소들이겠죠. 이런 곡들을 두고 "절제된 균형미" 등을 논하자면 초가집에 금기와 얹는 거나 마찬가지겠습니다.

    하지만, [Patio]란 음반안에서는 되려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느낌이랍니다. 게다가 멋진 모습만 보여주려고 인터뷰 때마다 화장하고 한 군데라도 틀린 곡이면 앨범에 안 넣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형들에게는 무례하게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버스 안에서 아무렇게나 찍은 사진이나 방에서 베게 껴안고 찍은 사진들이 여과 없이 들어있습니다. 무엇이든 시작이란 이렇게 가장 자연스럽고도 솔직하지 않나 합니다. 대부분 밴드들의 데뷔앨범에 애착이 가는 이유도 그런 것이겠죠. 여든살되어서 기름 낀 아저씨들은 보았어도 세 살 때부터 기름끼 흐르는 애들은 본적이 없답니다.

    'Lladd Eich Gwraig', 'Barbed Wire'나 'Diamonds O Monte Carlo' 같은 곡에서 감출 수 없었던 멜로디감은 최대히트곡이라는 [Barafundle] 앨범의 'Patio Song'으로 이어지고, 'Mr Groove' 같은 곡에서의 미소 떠오르는 재기발랄함은 'Kevin Ayers' 같은 곡을 낳습니다.

    다듬어진 맛이나 안정된 맛이야 이 앨범보다는 후작이며 걸작인 [Barafundle]에서 제대로 느낄 수 있겠지만, 내 한 장의 음반이니 되도록이면 구하기 어렵고 들 못 들어 봤을 것 같은 음반을 떡하니 추천하시는 모던락 형/누나들의 행보를 따라 밟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이 음반을 골랐다는 것은 농담이고, 후기작들 모두가 저에게는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앨범이지만 그 모든 것들의 시작이 담겨있는 이 풋풋한 음반을 소개할 기회가 내 한 장의 음반이라는 이번 기회밖에 없을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원래 말이 없는 편인데 너무 많이 했네요. 마칠께요. Kevin Ayers나 Soft Machine의 Robert Wyatt가 Brian Wilson을 만나서 웨일즈 촌구석의 고등학생들에게서 이런 풋풋한 앨범을 선사할 수 있게 했습니다. 그 기운이 우리나라 끝자락에 닿아서 손가락 돌리기 먼저 배우려는 어린애들 좀 말리고 "가슴" 돌리기를 권장하야, 틀리더라도 멋 적게 웃고 넘어갈 수 있는 밴드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이상.




    [내 한 장의 음반] Gorky's Zygotic Mynci [Patio] |||| 양용준 | 델리 스파이스(키보드) |||| [Patio] (1994/ankst) Band John Lawrence - Guitar, Recorder, Vocals (bckgr), Sleeve Art Euros Chil...


  6. [내 한 장의 음반]

    A-ha [Hunting High and Low]

    |||| 최재혁 | 델리 스파이스(드럼) ||||

    [Hunting High and Low](1985/Warner)
    Band
    Morten Harket - Vocals
    Mags - Keyboards, Vocals
    Pal Waaktaar - Guitar, Vocals


    Album Credits
    a-ha - Producer, Remixing
    John Ratcliff - Producer, Remixing
    Tony Mansfield - Producer
    Alan Tarney - Producer
    Bobby Hata - Mastering
    Jeri McManus - Art Direction, Design, Cover Design
    Jeffrey Kent Ayeroff - Art Direction, Design
    Just Loomis - Photography


    수록곡
    1. Take on Me - 3:46
    2. Train of Thought - 4:11
    3. Hunting High and Low - 3:43
    4. Blue Sky - 2:22
    5. Living a Boy's Adventure Tale - 5:00
    6. Sun Always Shines on T.V. - 5:06
    7. And You Tell Me - 1:51
    8. Love Is Reason - 3:04
    9. I Dream Myself Alive - 3:06
    10. Here I Stand and Face the Rain - 4:30


    '내 한장의 음반' 부탁을 받고 처음 떠올랐던 생각은 바로 내 어렸을 때의 모습들이었다. 그리고 아버지......

    내가 글을 알기 전부터 무척이나 음악 듣기를 좋아하고, 또 음악과 함께 했던 것은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고향인 대구에서 꽤나 날리던 가수였던 아버지는, 월남전과 사우디 현지 근로 시절 등을 통해 무수한 tape을 가지고 계셨는데 나도 그 많던 tape들을 무척이나 좋아했다.

    보니엠, 나나 무스쿠리, 폴 모리아 악단, 제임스 라스트 밴드, 로드 스튜어트 등이 나의 favorite이었고, 초등학교 6학년 때 처음으로 내 손으로 한 앨범을 사기까지 항상 함께 했었던 것들이다. 영어도 몰랐던 내가 라디오에서 한 번 듣고 무작정 레코드점을 찾아가 음을 흥얼거렸던 기억이 난다. 그것은 경쾌한 드럼연주와 이어 나오는 멜로딕한 신스음의 "Take On Me"라는 곡이었다.

    지울 수 없는 신스 사운드도 좋았지만 모튼 하켓의 목소리와 외모는 나의 이상형 그 자체였다. 어둡고 암울한 곡에서 더욱 더 진가를 발휘했던 그의 목소리도 나중에야 알았지만 - 노르웨이 출신인지라 - 발음이 꽤나 안 좋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A-ha의 모든 앨범은 내가 어디에 살건 함께 했고, 난 항상 그들을 연필로 스케치하곤 했다. Duran Duran과 Wham의 팬들이 주위에 점점 많아질수록 - 내성격상 - 더욱 더 A-ha가 좋아졌고, Duran Duran과 Wham의 음악들을 잘 모르면서도 항상 A-ha가 최고라고 난 고집스럽게 믿었었다. 그리고 그 이후로도 Depeche Mode나 Faith No More에서도 난 내가 처음 느꼈던 A-ha의 느낌을 떠올릴 수 있었다.

    외국의 한 라이브 쇼에서 AR로 "Take On Me"를 연주해 어린 내 가슴에 상처를 준 적도 있지만... 그들은 어린 시절 나의 히어로였고 밴드 음악을 어렴풋하게나마 동경하게 만든 장본인들이었다. 오늘처럼 흐린 날엔 간만에 [Hunting High & Low]를 들어야겠다.




    [내 한 장의 음반] A-ha [Hunting High and Low]|||| 최재혁 | 델리 스파이스(드럼) |||| [Hunting High and Low](1985/Warner) BandMorten Harket - Vocals Mags - Keyboards, Vocals Pal Waaktaar...


  7. [내 한 장의 음반]

    R.E.M. [Out Of Time]

    |||| 김민규 | 델리 스파이스(기타, 보컬) ||||

    [Out Of Time](1991/Warner)

    Band
    Michael Stipe - Vocals, Melodica, Horn Arrangements, String Arrangements, Art Direction, Design
    Peter Buck - Guitar (Acoustic), Guitar, Mandolin, Guitar (Electric)
    Mike Mills - Organ, Bass, Percussion, Piano, Arranger, Harpsichord, Keyboards, Vocals
    Bill Berry - Bass, Percussion, Piano, Conga, Drums, Vocals


    Album Credits
    Mark Bingham - Horn Arrangements, String Arrangements
    Paul Murphy - Leader, Viola, Concert Master
    Andy Cox - Cello
    Elizabeth Murphy - Cello
    Reid Harris - Viola
    Cecil Welch - Flugelhorn
    David Arenz - Violin
    Ellie Arenz - Violin
    David Kempers - Violin
    David Braitberg - Violin
    Kidd Jordan - Clarinet (Bass), Sax (Alto), Sax (Baritone), Sax (Tenor)
    Ralph Jones - Double Bass
    John Keane - Pedal Steel Guitar, Guitar (Steel), Overdubs
    Peter Holsapple - Guitar (Acoustic), Bass, Guitar (Electric)
    Kate Pierson - Vocals
    KRS-One - Vocals
    R.E.M. - Producer
    Ian Kimmet - Coordination
    Deborah Wong - Coordination
    Scott Litt - Producer, Engineer
    Stephen Marcussen - Mastering
    Ed Rogers - Design, Lettering
    Frank Ockenfels - Photography
    Tom Recchion - Art Direction, Design
    Ben Katchor - Illustrations


    수록곡
    1. Radio Song - 4:12
    2. Losing My Religion - 4:26
    3. Low - 4:55
    4. Near Wild Heaven - 3:17
    5. Endgame - 3:48
    6. Shiny Happy People - 3:44
    7. Belong - 4:03
    8. Half a World Away - 3:26
    9. Texarkana - 3:36
    10. Country Feedback - 4:07
    11. Me in Honey - 4:06

    세상은 넓고 들을 음악은 널렸다고 누군가 말했던가(아닌가? 아님말구) 암튼 그래도 수치상으로도 평생토록 가장 많이 CDP(혹은 턴테이블)를 돌아간 앨범은 찾아 낼 수 있을 듯 싶다.

    예전에 해외의 유명 뮤지션의 인터뷰에서 들은 기억이 나는데, 그 사람은 누군가의 LP를 판이 하얗게 되도록 들었다고 하는데 하여간에 내겐 REM의 [Out Of Time]이 그런 경우다. 오랜만에 먼지를 툴툴 털며 꺼내어 보니 그렇게 하얗지는 않은 듯 하다.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 않는 멜로디, 소박함과 열정이 동시에 느껴지는 앨범이다. 내가 좋아한다고 해서 90년대 가장 훌륭한 음반이라며 호들갑을 떨고 과다한 수식어구를 붙일 필요도 없다. 사실 이런 건 혼자 몰래 듣고 싶은 음반일 정도로 애착이 가니까... 오히려 가장 히트한 'Losing My Religion'은 여기서 가장 빠지는 곡인 듯 싶다.

    자살의 충동을 줄 정도로 살인적인 멜로디라인을 가진 'Half A World Away'나 'Texarkana'의 애수, 'Radio Song'의 그루브감, 'Shiny Happy People'의 행복함은 지난 내 청춘의 BGM으로 고르기에 부족하지 않다.

    게다가 준호형을 처음 만났을 때 최대의 공통분모는 바로 REM이었기 때문에 일지는 몰라도 이 앨범은 연주(아니 밴드)를 하고 싶다는 동기부여를 해준 의미 있는 앨범이기도 하다. 당시엔 [Out Of Time]을 걸어놓고 하루종일 따라서 기타를 치곤 했으니까... 그야말로 앨범 제목대로 '시대를 초월한' 아니 '시대를 초월할' 음반이다.




    [내 한 장의 음반] R.E.M. [Out Of Time] |||| 김민규 | 델리 스파이스(기타, 보컬) |||| [Out Of Time](1991/Warner) Band Michael Stipe - Vocals, Melodica, Horn Arrangements, String Arrangemen...
    ☆☆☆☆☆ | R.E.M. [Out Of Time], 김민규


  8. [내 한 장의 음반]

    Free Design [Heaven/Earth]

    |||| 윤준호 | 델리 스파이스(베이스, 보컬) ||||

    [Heaven/Earth] (1969)

    음악이란 참 묘한 것인가 보다. 귀에 들려오는 악기소리의 높낮이라든가 리듬의 빠르기처럼 겉으로 드러나는 요소뿐만 아니라 그 노래를 처음 들었던 당시의 상황도 함께 녹음되어 있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하기 때문이다. 마치 디스크속에 추억이란 것이 함께 스며들어서 벽장 속에 꽂혀 있다가 그걸 꺼내 플레이할 때 다시 녹아 나오는 듯한 그런 느낌이랄까. 그래서 언제나 어린 시절 듣던 음악이 우연히 라디오에서 흘러나오게 되면 나도 모르게 추억에 잠긴다거나 향수에 젖게 되는 것 같다.

    지금 내 앞에 놓여있는 이 한 장의 앨범은 그런 의미에서는 참 소중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여기 수록되어 있는 곡 'If I Were A Carpenter'는 나에게 있어서는 청혼가(?)로 쓰여진 그런 사연이 있는 노래였기 때문이다.

    내가 처음 Free Design이라는 팀의 이름을 알게 된 것은 한 1년 전쯤이었다. 지금은 나의 아내가 된 그녀로부터 [Soft Rock World]라는 한 컴필레이션 앨범을 빌리게 되었다. 좀비스를 제외하고는 온통 생소한 그룹 투성이었던 그 앨범에는 60년대 후반에 활동했던 일명 '소프트 록' 밴드들의 노래가 한 곡씩 담겨 있었다. '비록 화려하진 않지만 왠지 모를 끌리는 그런 느낌이 있는' 음악이었다.

    그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매력이 있었던 Free Design은 나의 마음을 잡아 당겼고, 결국 일본 여행길에서 그들의 앨범을 구입하게 되었다. 결과는 기대이상이었다. Dedrick가문의 4남매 - Sandy, Bruce, Ellen, Chris, 이렇게 네 사람이 만들어 내는 화음은 현기증이 느껴질 정도로 아찔한 것이었다. 도저히 30여년 전 음악이라고는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세련되고 생동감이 살아있는 그들의 스타일 - 단아한 보컬을 감싸는 절묘한 코러스와 울림이 고급스러운 관현악 편곡 - 에 빠져들기 시작했던 것이다.

    Free Design의 통산 3집인 [Heaven/Earth]는 온통 훌륭한 곡들로 가득 차 있지만 특히 눈길을 끄는 노래가 하나 있다. 팀 하딩의 원작인 'If I Were A Carpenter'가 그것인데, 수많은 팝 가수들이 이 노래를 리메이크했지만 아무래도 나에게는 이 버젼이 가장 멋져 보인다. 그것은 가슴 한구석을 알싸하게 훑어주는 가사와 가장 잘 맞아떨어지는 편곡을 보여주었기 때문인데, 우수에 가득 찬 보컬과 단아한 반주로 시대를 거스르는 품격을 갖추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록 초라한 목수나 솥단지를 만드는 땜장이라 하더라도 여전히 사랑해 줄 수 있는지, 예전의 그 화려했던 생활을 다 버리고 나와 함께 고생길을 갈 수 있는지 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이 가사는, 사랑을 사고 파는 젊은이들에게 던져주는 일종의 정화제가 아닐까 싶다.

    음악을 듣는 데에 있어서 편견을 갖는다는 것, 별로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음악 자체가 좋고 나쁜 것으로 평가되지 않고 다른 요소가 끼어든다면 바른 판단을 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추억이 얽혀있는 기분 좋은 편견이라면 그리 나쁘지만은 않은 것 같다. 길을 가다가도 남몰래 흐뭇한 웃음을 입가에 떠올릴 수 있는, 나만 간직하고 있는 귀여운 편견 한두개쯤을 가지고 있다는 것... 삶의 작은 기쁨이 아닐까.




    [내 한 장의 음반] Free Design [Heaven/Earth] |||| 윤준호 | 델리 스파이스(베이스, 보컬) |||| [Heaven/Earth] (1969) 음악이란 참 묘한 것인가 보다. 귀에 들려오는 악기소리의 높낮이라든가 리듬...


  9. 내 한 장의 음반

    Pink Floyd [ The Wall ]

    ||||| 남상아 | 3호선버터플라이 보컬, 기타 |||||




    여름이 가기 전부터 나는 겨울의 추위를 걱정한다.
    나는 항상 불안을 안고 있다.
    나는 태어나기 전부터 죽음을 두려워한다.
    나는 나의 이상이다.
    나는 언젠가는 썩을 혀와 언젠가는 매장될 심장을 가지고 언젠가는 배반할 사랑을 한다.
    나는 고뇌를 미화하는 낙관적 노래들을 무시한다.
    음, 울림의 완벽한 조화와 혹은 불협은 나에게 생명을 깨워내는 극한의 자극을 준다.
    적과 친구들 역시 흥분과 갖가지 종류의 재미를 준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채워질 수 없는 공간에 퍼즐 조각들을 맞는지 안 맞는지도 확인할 수 없으면서 던져 넣는 것 같은 느낌을 부인할 수 없다.
    이 모든 것들이 싸우기도 하고 서로 대화하고, 그러는 와중 혹 이해되는 동안 그 가슴이 피를 뿜어대는 음악들이 있다.

    Pink Floyd의 [The Wall], 유명한 앨범이다. 사실 이 앨범은 오래 전에 잃어버려서 곡들도 모두는 기억할 수 없고 지금 다시 들어 볼 수도 없지만 그 느낌만은 강하게 기억이 난다. 정말로 선혈을 뿜어대는 곡이 있는가 하면, 가슴으로 삭이면서 속으로 끊임없이 우는 곡도 있다. 내가 어렸을 때 나에게 이 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친 앨범은 없었다. 나는 감동했고 나에게 너무 와 닿았기에 충격이었다.

    특히 이 앨범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Mother' 라는 곡이다. "엄마, 그녀는 나한테 위험할까요? 엄마, 그들이 폭탄을 떨어뜨릴까요?……" 사회와 인간이 그 존재를 지탱해 나가는 길에 일어날 그 모든 불확실한 위협들에 대해 그것들의 우주적 의미를 확신할 수 없고, 그러므로 거부하지도 수용하지도 못하는 무력함. 자신의 신, 또는 'mother'에게 조언 - 신뢰할 수 있는 가에의 의문은 차치하고 - 을 구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적막하다. 적어도 나에겐 그렇다. 이러한 느낌과 너무도 상통하는, 그 아픔을 너무도 멋지게 형상화한 이 노래가 나에겐 더욱 더 사랑스럽다




    내 한 장의 음반 Pink Floyd [ The Wall ] ||||| 남상아 | 3호선버터플라이 보컬, 기타 ||||| 여름이 가기 전부터 나는 겨울의 추위를 걱정한다. 나는 항상 불안을 안고 있다. 나는 태어나기 전부터 죽음을 두...
    ☆☆☆☆☆ | Pink Floyd [ The Wall ], 남상아


  10. 내 한 장의 음반

    Cream [ Live Cream Vol. II ]

    |||||성기완 | 뮤지션, 시인|||||



    기억나는 앨범이 많지만, 굳이 이 한 장의 앨범을 꼽은 것은, 이 앨범이 나를 록의 세계로 인도한 첫 앨범, 다시 말하면 '관문'에 해당하는 앨범이었기 때문이다.

    이 앨범을 처음 들은 건 아마도 중학교 1학년, 혹은 2학년 때가 아닌가 싶다. 기억을 더듬어 보자. 설날에 세뱃돈을 받은 나는 그 세뱃돈으로 당시에 가장 날리던 팝 잡지인 '월간팝송'이란 팝 잡지를 샀다. 월간 팝송은 나중에 판형이 커졌는데, 당시에는 아직까지 판형이 커지기 전이었다. 앞쪽에 외국 잡지에서 그대로 복사한 사진들이 몇 장 있었다. 아무튼, 나는 그 잡지를 여기 저기 떠들어 보다가 생전 처음 보는 밴드의 이름을 발견했다. 그 이름은 Cream.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지만, 그 앞에는 '전설의 그룹'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었다. 아마도 그 글은 전영혁 씨가 썼던 글이 아닌가 싶었다. 나에게 그 밴드는 마치 사라진 아틸란티스 대륙과도 같았다. 블론디, 더 넥크, 아바 등의 이름이라면 당시의 나에게 친근한 밴드였을테고, 플리트우드 맥이라는 이름이었다 해도 아주 낯설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Cream이라니!

    세 사람의 멤버 사진이 그들을 소개하는 글 맨 첫 페이지에 나와 있었다. 밴드 멤버 모두의 머리가 꼭 폭탄을 맞은 듯 부--했다. 약간 피곤한 듯한 표정으로 앵글을 바라보았을 그들의 눈매가 인기 있는 밴드들의 보통 눈매와는 달라 보였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그들은 에릭 클랩튼, 잭 브루스, 진저 베이커, 이렇게 세 명이었다. 글을 읽어나가다 보니, 내가 전혀 알지 못하는 60년대의 록 씬 이야기가 펼쳐져 있었다. 그건 전혀 딴 세계였다. 비틀즈는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그 이외의 60년대 밴드에 대해 주의깊게 관심을 가진 건 바로 크림이 처음이었다.

    나는 며칠 후, 동네 레코드 가게에 갔다. 그 레코드 가게는 내가 처음으로 판을 구입한 가게다. 대학을 갓 졸업한 것으로 보이는 두 누나가 레코드 가게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둘 다 얼굴이 예뻐 갈 때마다 마음이 설레이던 곳이었다. 그 가게에서 처음으로 라이센스 음반을 큰맘먹고 사기도 했는데, 그 음반은 다름 아닌 더 네크의 '마이 샤로나'가 들어있는 판이었다. 나는 설날이 지나 주머니가 약간 두둑해져 여유 있는 기분으로 그 레코드 가게에 가서 설마 하는 기분으로 "크림 있어요?"하고 물었다. 나는 사실 없을 줄 알았다. 크림 같이 '전설'적인 밴드의 음반이 있을 리가 없을 거라 생각했던 것이다. 그런데 주인 누나는 의외로 크림의 음반이 '있다'는 것이었다. 나는 "정말 이런 밴드가 있긴 있었구나" 하는 기분으로 누나가 건내어 주는 빽판을 받아 보았다. 앨범 자켓은 되게 후져 보였고, 푸른색이 도는 흑백의 그 음반에는 [Live Cream Volume II]라 씌어 있었다.

    나는 그 판을 사가지고 집에 와서 턴테이블에 걸었다. 거는 순간, 이건 다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유명한, 당시에는 무슨 노래인지도 몰랐지만, 'Deserted Cities Of The Heart' 가 첫 곡이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 곡은 그 유명한 크림의 두 장짜리 앨범 [Wheels Of Fire]에 스튜디오 버전이 수록되어 있는 곡이었다. 중간에 펼쳐지는 변화무쌍하고 힘에 넘치는 기타 솔로. 나는 이렇게 음악을 하는 법도 있구나, 하는 걸 그 때 처음 알았다. 그리고 뒷면으로 넘기니 'Sunshine Of Your Love' 의 라이브 버전이 첫 곡이었다. 끝도 없이 이어지는 기타 솔로. 그 때까지 내가 듣던 디스코나 가벼운 파워팝 분위기의 음악이 꼭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지금 들으면 그 앨범은 과도하게 즉흥연주를 강조한, 크림의 후기 시절 밴드의 절제된 균형미가 흐트러진 때의 음악인 감이 없지 않다. 그러나 당시에 나는 그런 식의 음악을 처음 들어서 그랬는지 몰라도 너무나 감동적이었다. 그 이후로 나는 블루스의 힘을 점차 알아가게 되었고, 그 힘을 알아 가는 과정은 한참 후에 프리 재즈를 듣는데까지 이어졌다. 당시 안국동 근처에 있던 '공간사랑'에서 강태환의 전율 어린 프리 재즈를 처음 듣고 감동 받을 수 있었던 것도 실은 크림의 음악을 들은 덕분이었다.

    구절이 정확하게 기억나진 않지만, 월간팝송의 크림 소개 끝 부분은 이런 식으로 되어 있었다; "지미 헨드릭스가 블루스의 힘을 보여주었다면, 크림은 블루스의 형식미를 보여 주었다." 전영혁 씨의 이 말이 당시에는 무슨 뜻인지 몰랐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나마 알고 있다. 그 두 힘, 그러니깐 폭발하는 힘과 형식미의 균형과 견제가 예술사 전체를 끌어오고 있다는 생각까지 드니까.

    다른 많은 음반들이 생각나지만, 한 장을 꼽으라면 크림을 꼽게되는 이유는 그 음반에 담긴, 혹은 그 음반을 넘어서는 음악의 의미들을 알게 되는 서막을 그 음반이 열어 주었기 때문이다.




    내 한 장의 음반 Cream [ Live Cream Vol. II ]|||||성기완 | 뮤지션, 시인||||| 기억나는 앨범이 많지만, 굳이 이 한 장의 앨범을 꼽은 것은, 이 앨범이 나를 록의 세계로 인도한 첫 앨범, 다시 말하면 '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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