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 즈음에 나는 광주를 수차례 오갔는데, 하나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사업과 관련된 음악산업TF에 참여하는 일이었고, 또 하나는 광주청소년음악페스티벌의 추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아서 추진위원회 회의에 참여하는 일이었다. 광주와는 그 전부터 음악과 관련한 여러 일로 관계를 맺어왔는데, 일례로 2006년 1월에 있었던 ‘아시아음악타운’ 조성과 관련된 포럼에는 광명음악밸리축제 예술감독의 자격으로 참여해서 지자체 음악축제와 관련된 조언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면서 나도 광주에서 만들어가는 음악축제에 유야무야 같이 고민을 하는 입장이 돼버렸고, 결국(?) 오늘 이 자리에 이르게 되었다.
작년 축제추진위원회에 참여해서 했던 얘기는 대략 “이 축제가 과연 무엇을 얻고자 하는가. 앞으로 어떤 비전을 갖고 갈 예정인갚 이런 맥락의 얘기였다. 이는 당시 2회를 맞은 행사임에도 축제의 ‘목적’이나 ‘비전’이 좀 불명확해 보여서 했던 말이다. 지자체 축제는 정확히 해당 지자체의 ‘문화정책’ 안에서 기획돼야 하는데, 그 부분이 덜 고려됐던 것으로 보였다. 알다시피 광주시 문화정책의 대표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사업인데, 이전 광주청소년음악페스티벌의 기획 맥락에 그 부분이 녹아나있지 않아서 한 말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올해 축제를 총괄적으로 맡은 입장에서 내가 작년에 했던 질문에 대한 답을 스스로 해야 하는 입장이 돼버렸다.
내가 축제기획자(문화기획자)로서 기획에서 염두에 두는 것은 근본적으로 “내가 하는 기획이 과연 누구에게 실질적인 이득을 줄 것인갚의 문제이고, 방법론적으로는 ‘독자성’과 ‘창의성’을 갖는 축제 콘텐츠의 개발이다. 독자성은 다른 축제와의 변별성을 생각하는 것이고, 창의성은 궁극적으로 대중에게 흥미를 끌 수 있는 콘텐츠의 개발을 의미한다. 그런 점에서 광주청소년음악페스티벌을 생각한다면 기획에서 쉬운 점도 있지만 어려운 점은 더욱 많다. 그래서 내가 본 축제에서 고려했던 점들은 다음과 같았다.
먼저 ‘청소년’이라는 단어가 주는 ‘아마추어 행사’ 느낌을 벗어나야 축제가 전문성을 얻을 수 있는데, 그 점이 쉽지 않았다. 당장 다른 지자체에서 ‘청소년’을 개입시켜서 만드는 행사를 보면 알 수 있듯 거기에 ‘(기획 또는 참여 측면에서의) 전문성’이나 ‘(연례행사 측면에서의) 일관성’을 상기하는 분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바로 이 점을 극복하는 것이 2008광주청소년음악페스티벌 기획에서의 관건이기도 했다. 청소년 음악인재들의 참여는 독려해야겠지만, 축제 자체는 전문적인 느낌을 갖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했다. 일례로 경연대회 기획에서도 필요한 것은 기획에서의 전문성(광주시의 문화정책과 연관함), 입상자들의 후속 지원작업(연례화), 홍보에서의 전국성(네트워킹 작업) 등이기 때문이다.
또한 서두에서도 언급했듯 광주시의 대중음악과 관련된 문화정책을 바탕으로 축제기획을 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현재 축제 키워드를 ‘너의 음악을 부탁해 (>_<)’로 설정했다시피, ‘음악산업’에서의 근간이 되는 ‘청소년 음악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광주청소년음악페스티벌이 독자성을 갖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그러기 위해 적어도 이제부터는 구체적인 실천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고 향후 예산을 잡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그리고 이 축제의 비전은 가급적이면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사업 안에서 찾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분명히 지자체 축제(이 축제를 포함한 광주시의 여타 축제들까지도)는 해당 지자체의 도시정책과 연관해 기획되는 것이 명확하면서도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궁극적으로 지자체 축제는 해당 지자체(정책)를 외부에 홍보하는 ‘랜드마크’ 성격을 갖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그러려면 축제 콘텐츠가 우수해야 한다. 그리고 해당 예술·산업계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해야 하고, 시대적인 당위성도 가져야 한다. 한 마디로 축제기획에서도 ‘대의명분’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나는 위와 같은 점들을 염두에 두고 이번 2008광주청소년음악페스티벌을 기획했다. 물론 현실은 팍팍해서 축제기획자의 의지 만으로 바라는 바를 온전히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잘 안다. 하지만 적어도 ‘2008년 현재’, ‘한국’에서 축제를 만들어 가는 사람으로서 또한 대중음악계에서 선배 위치에 있는 사람으로서 그 소임을 다하고 싶었다. 그리고 당연히 광주시의 문화예술계에 활력을 불어넣는 뭔가를 하고 싶을 뿐만 아니라, 그게 광주에서 음악 인프라(시스템)를 만드는 일의 종류이기를 바란다.
박준흠 <광주청소년음악페스티벌 총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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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사진발 죽입니다. ㅎㅎ
지난 2월부터 7월까지 광주에서 사느라 힘들었는데,
축제를 만드는 것 자체는 즐거웠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런 기록 사진이라도 남으니 좋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