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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클 음악연구 > 음반리뷰

  1. 넬(Nell)의 이번 앨범이 이렇게나 많은 얘기를 만들어내고 있는 건 당연하게도 이 앨범이 서태지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서태지의 회사 서태지컴퍼니. 그리고 그 안의 괴수인디진. 이 앨범에 관한 각 사이트들의 얘기들에서 넬이라는 이름보다 서태지라는 이름이 더 많이 거론되는 걸 보면서 서태지라는 이름이 가진 효과를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되었고, 아울러 서태지라는 이름만으로도 경기를 일으키는 'anti-서태지' 진영의 이들이 이렇게나 많구나, 라는 것도 새삼스레 실감하였다. 그럼에도 서태지가 이번 앨범의 음악적인 부분에 관여한 건 전혀 없어 보인다. 서태지는 말 그대로 'Executive Producer'일 뿐이었다. Executive Producer는 단지 앨범 제작을 위한 자금을 지원해주는 사람일뿐이고 서태지는 이 역할에 충실했다. (서태지가 음악적으로 관여를 한 건 단지 사운드에 관한 조언을 조금 해준 것뿐이라고 한다) 서태지라는 이름은 저기 멀리 치워놓자.

    넬이 변한 건 거의 없다. 사운드가 좀 더 밝아지고 너무 매끈하게 나온 것만 제외한다면 인디 씬이란 곳에서 발표한 1, 2집의 앨범들과 음악 작법 상에서 거의 차이가 없다. 이들은 여전히 중첩된 기타 사운드를 전면에 내세우고 보컬은 금방이라도 울어버릴 듯 슬픈 노래를 만들고 부르며 지금까지 자기들이 해왔던 음악을 그대로 담아냈다. 자폐적인 정서를 강조하며 하염없이 연약하게 곡을 끌고 나가다가 마지막에 가서야 터뜨려 버리는 방법론까지도 여전히 그대로다. 이렇게 전작들과 별다를 것도 없이 비슷하게 만들어진 앨범을 가지고 넬이 돈맛을 봤네, 서태지가 멀쩡한 인디 밴드 하나 버려놨네, 라고 얘기하는 사람들은 대체 어떤 사람들인지, <Stay>를 들으며 '밴드의 상업성'이 어떻고 '변절'이 어떻고 얘기하는 사람들은 왜 2집의 <조금은 슬픈 이야기>를 들을 때는 아무 말도 안 했었는지 심히 궁금하다. 이들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결국 문제는 이것이다. 이들은 변하지 않았다는 것. 이들은 이 앨범으로 서태지와 관련된 새로운 팬들, 그리고 보다 많은 미디어로의 노출로 인해 자신들을 모르던 새로운 팬들을 만들어낼 수는 있겠지만, 지금까지 자신들의 음악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여왔던 사람들까지 자신들의 편으로 포섭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들의 지지자들에겐 '변함 없는 믿음을', 이들의 반대자들에겐 '발전 없는 정체를'.

    이들에 대한 개인적인 기호를 말하자면 부정적인 쪽에 가깝고 지금까지 이들의 앨범에서 맘에 드는 싱글들은 꽤 있었지만 그걸 앨범으로 얘기하자면 결코 좋은 점수는 줄 수가 없었다. 어떤 곡이라도 모두 비슷한 색깔로 만들어버리는 김종완의 보컬은 여전히 앨범 한 장을 끝까지 듣기 버겁게 만든다. 그리고 여전히 유치한 이들의 가사와 "내가 지금 괴로워 죽겠거든"이라며 억지로 강요하는 듯한 이들의 과잉된 슬픔의 설정 역시 이들을 부정적으로 보게 만드는 중요한 이유이다. 물론 이것은 뮤지션과 리스너 사이의 소통의 문제이다. 어떤 이들에겐 이들의 음악이 '극도의 슬픔'으로 받아들여지고 어떤 이들에겐 '꾸며진 설정'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들의 가사가 어떤 이들에겐 '가슴이 시릴 정도로 아름다워' 슬픔의 위로를 받는다면, 어떤 이들에겐 "오늘은 너무 슬픈데 빗소리까지 정말 처량하네요"라는 유치찬란한 사랑타령이 되기도 한다. 이런 뮤지션과 리스너 사이의 소통에서 개인적으로 넬이라는 뮤지션과의 소통은 언제나 실패로 끝났고, 결국 넬이라는 밴드의 이미지는 '작위적인 슬픔'과 '유치한 가사'로만 남겨진다.

    그렇지만 이들이 받고 있는 또 다른 비판의 이유인 라디오헤드(Radiohead)나 뮤즈(Muse)의 무조건적인 '워너비'라는 얘기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물론 이들이 라디오헤드와 뮤즈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다는 것은 1, 2집을 들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이고, 또 이번 앨범의 첫 곡 <유령의 노래>의 기타 플레이는 콜드플레이(Coldplay)까지 떠오르게 하지만 과연 '독창성'이라는 이름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한국의 뮤지션이 얼마나 되는가? 결국 문제는 이 영향 하에서 얼마나 잘하느냐 하는 것이고, 그럼 점에서 보자면 넬의 송라이팅은 안정적이고 좋은 싱글들도 꽤 가지고 있다. 이번 앨범에서도 <유령의 노래>나 <시작의 끝> 같은 노래들은 만족스러운 싱글들이고 <믿어선 안될 말>이나 <낙엽의 비> 같은 경우는 말끔해진 사운드의 덕을 보고 있는 좋은 리메이크의 경우이다.

    다시 한번, 이들은 여전하다. 이렇게 여전한 앨범을 앞에 두고 지금껏 넬을 좋아했던 사람들은 같은 이유로 계속 좋아하면 될 것이고, 이들을 싫어했던 사람들은 같은 이유로 계속 싫어하면 되는 것이다. 이것은 아주 간단한 일이다.

    (이 앨범을 들으며 리뷰를 쓰는 동안 가장 의아했던 건 이들이 변했다고 외치는 넬 기존 팬들의 반응이었다. 팬이라고 할 만큼 이들을 좋아한 적은 없지만 데뷔 때부터 이들의 음악을 들어왔던 나로서는 전혀 이해 불가능한 반응들이다. 대체 무엇이, 어떻게 변했는가?)


    넬(Nell)의 이번 앨범이 이렇게나 많은 얘기를 만들어내고 있는 건 당연하게도 이 앨범이 서태지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서태지의 회사 서태지컴퍼니. 그리고 그 안의 괴수인디진. 이 앨범에 관한 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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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dcs델리 2007/12/29 16:46  수정/삭제  댓글쓰기

      갠적으로 명반이라고 생각합니다...ㅎㅎ

      근데 평론가들은 별로라고 생각하는것 같애서 슬프네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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